[해외] 혹등고래(Bowhead Whales) 표본, 해양 온난화와 북극 해역 조류 독소 증가 간의 연관성 시사 | |||
![]() |
수산물안전정보서비스 |
![]() |
2025-07-22 02:39:26 |
알래스카 원주민 공동체가 생계 목적으로 포획하는 혹등고래(Bowhead whales)에서 검출된 독성 물질의 증가는 해양 온난화로 인해 북극 먹이망 내 조류 독소 농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오늘 학술지 Nature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가 밝혔다. 연구진은 이러한 추세가 조개류, 어류, 고래 등 해양 생물을 식량과 자원으로 의존하는 해안 지역 공동체들의 식량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알래스카 지역 공동체들은 자신들이 의존하는 북극 생태계에서 조류 독소 발생을 계속 관측할 수 있도록 연구자들에게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이것은 이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위험입니다.”라고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이자 시애틀에 위치한 NOAA Fisheries 북서부 수산과학센터의 연구 과학자인 Kathi Lefebvre는 말했다. “알래스카 북부와 서부의 외딴 지역 공동체 사람들은 영양적 및 문화적 삶을 해양 자원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자원들이 위험에 처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원주민 공동체는 자신들이 의존하는 생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해양 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라고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이며 알래스카 Barrow 지역 북슬로프 자치구 소속 야생동물 수의사인 Raphaela Stimmelmayr가 말했다. 그녀는 이 공동체들이 전통 식품에서 조류 독소의 존재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현장 검사 등의 신뢰도 높은 검사 도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검사는 해양 포유류를 비롯한 조개, 물고기, 새 등의 해양 야생동물을 먹어도 안전한가를 판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들이 오랜 세월 의존해온 자원을 포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Lefebvre는 1998년 대학원생 시절부터 유해 조류 번식을 연구해왔다. 그녀는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에서 사슬등침돌말(Pseudo-nitzschia)이 생성하는 도모익산(domoic acid)이 캘리포니아 바다사자의 발작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도모익산을 생성하는 조류 번식이 해양 포유류를 병들게 하고 죽일 수 있다는 최초의 증거였다. 이후 조류 번식이 점점 더 자주 발생하게 되자, Lefebvre는 해양 온난화와 조류 번식이 북극까지 확산되는 뚜렷한 추세를 추적해왔다. < 고래로 수집한 샘플 > Lefebvre는 미국 서부 해안의 야생동물 조류 독소 연구 및 대응 네트워크(Wildlife Algal-toxin Research and Response Network for the U.S. West Coast)를 이끌고 있다. 이 기관 협력체는 알래스카의 Beaufort Sea부터 남부 캘리포니아에 이르기까지 야생동물 조직 샘플을 수집한다. 이후 이 샘플들은 그녀가 있는 시애틀의 연구실로 보내져 조류 독소 존재 여부를 검사하게 된다. 초기 연구에서는 알래스카의 다양한 종에서 조류 독소에 노출된 흔적이 발견되었지만, 대부분은 해양 동물에게 유해할 정도로 높은 농도는 아니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이 연구소는 알래스카 북슬로프 Beaufort Sea에서 매년 가을 생계형 사냥으로 포획된 혹등고래를 지속적으로 검사해왔다. 혹등고래는 먹이를 얻기 위해 바닷물을 걸러 먹는데, 이때 먹이망을 통해 조류 독소를 지닌 크릴을 섭취한다. Lefebvre와 연구진은 고래의 분변 샘플을 통해 이들이 의존하는 해양 환경의 독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런 데이터 세트은 누구에게도 없었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매년 바다에 나가 샘플을 채집하는 대신, 고래가 그 일을 대신해 준 것입니다. 고래가 제공한 샘플은 매년 먹이망 속 상황을 보여주는 스냅샷입니다.” Lefebvre와 동료 연구자들은 2004년부터 2022년까지 19년에 걸쳐 205마리의 혹등고래를 검사한 뒤, 시기별 변화를 살펴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들은 도모익산과 해양 조류인 알렉산드리움(Alexandrium)이 생성하는 또 다른 조류 독소인 사시톡신(saxitoxin)의 농도 변화를 추적하고자 했다. 연구 결과, 조사 대상인 혹등고래에서 사시톡신은 19년 간 매년 최소 절반, 많게는 100% 개체에서 검출되었다. 사시톡신의 검출률은 도모익산보다 훨씬 더 높았다(도모익산은 어떤 해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는, 사시톡신을 생성하는 조류가 번식기 동안 해저로 가라앉는 포자(cyst)를 형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포자는 해저에 축적되었다가 해저 수온이 상승하면 다시 발아하여 새로운 조류 번식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독소도 증가시킨다. 이는 해수 온도가 높아질수록 북극에서 알렉산드리움 번식 위험이 커진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Lefebvre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알렉산드리움 포자 분포지가 북부 알래스카 북극 해역에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해저 수온이 너무 낮아 포자가 발아하지 못했지만, 지난 10년 동안은 해저 수온이 주기적으로 높아지며 발아가 가능해졌다. “이건 마치 ‘잠자는 거인이 깨어난’ 상황과 같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 바람과 해빙(海氷)이 독소에 미치는 영향 > 연구진은 Beaufort Sea에 설치된 해양 관측 부표에서 수집한 해양 및 기후 데이터를 활용해, 혹등고래 체내의 독소 농도와 열속(heat flux, 해수의 온도를 나타내는 지표)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북극의 주요 해류 흐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열속이 더 높은 해역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고래일수록 조류 독소의 농도가 더 높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북극의 주요 해류를 움직이는 바람 역시 Beaufort Sea로 유입되는 열속을 감소시키거나 증가시켰다. 결과적으로 바람은 유해 조류 번식의 위험도를 낮추거나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따뜻한 해양 조건은 유해 조류 번식에 더 유리하며, 이는 먹이망 내 독소 농도가 더 높다는 것과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라고 Lefebvre는 말했다. “대기의 상태는 해양학적 조건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조류 번식의 역학에 영향을 줍니다. 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연구팀은 혹등고래의 샘플을 해빙 변화와도 비교했다. 과거에는 북극의 광범위한 해역이 해빙으로 덮여 있었지만, 최근 수십 년간 해빙 면적은 급격히 감소했다. 해빙이 적을수록 태양빛이 바다를 더 빠르게 데우고, 조류가 더 빨리 자란다. 특히 6월 해빙 감소가 가장 컸던 해에는 7월 해수가 더 따뜻해졌고, 이는 유해 조류 번식과 고래 체내 독소 농도 상승 가능성을 높였다. “따뜻해진 해양 조건과 해빙의 손실은 모두 먹이망 내 독소 농도 증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라고 Lefebvre가 말했다. “모든 점들이 하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방대한 연구는 부족, 주정부, 연방정부, 학계, 민간 기관이 수십 년간 협력하여 이루어낸 성과다. 북극 과학은 원주민 지식과 서구 과학이 협력할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이번 연구팀에는 북극 전통 생태 지식, 해양학, 기후학, 유해 조류 번식, 먹이망 생태학, 그리고 혹등고래 건강 및 생태 전문가들이 포함되었다. 이들은 북극에서 유해 조류 번식이 초래하는 위험이라는 퍼즐의 한 조각을 채워 넣을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알래스카 공동체가 활용하는 해양 생계 자원의 식량 안보와 식품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유해 조류 번식 위험에 대한 지속적이고 강화된 모니터링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출처] NOAA Fisheries 2025/07/03 [원문] https://www.fisheries.noaa.gov/feature-story/samples-bowhead-whales-link-ocean-warming-rising-algal-toxins-arctic-waters |
|||
<< 다음글 :: [해외] 해양에서 데이터로: eDNA를 활용한 자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