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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했는데, 생선을 먹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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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안전정보서비스
서울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이영민
안전정보
 

임신했는데, 생선을 먹어도 될까요?

  생선은 건강에 좋다. 특히 고등어, 삼치, 꽁치, 참치, 다랑어 등 등푸른 생선에는 오메가-3 등 불포화지방산, 비타민과 무기질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혈중 중성지질 및 혈행 개선, 어린이 두뇌발달, 어린이 성장발달 및 면역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태아와 어린이의 건강과 두뇌발달을 위해 가임기 여성, 임신수유 여성, 어린이들에게 등푸른 생선을 섭취하도록 권장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생선에는 납,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어 태아와 어린이의 신경계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가임기 여성, 임신수유 여성, 어린이의 생선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느 쪽이 맞는 말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 맞는 말이다. 등푸른 생선을 비롯하여 어류는 단백질, 무기질 뿐 아니라 건강에 좋은 여러 다양한 영양성분이 들어 있어 일반인 뿐 아니라 임신 여성이 생선을 섭취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다만, 수중에 존재하는 중금속으로 인하여 수산물에는 일정 수준의 중금속이 축적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다량의 수산물을 섭취하는 것은 임신 여성과 태아의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임신을 했거나 임신을 앞두고 있는 경우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생선을 섭취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식약처가 발표한 『임신 여성의 생선 안전섭취 요령, (2015)』에 따르면 임산부, 가임여성, 수유모 및 유아는 참치, 황새치 등 심해성 어류를 주 1회(100g) 이하로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깊은 바다에 사는 심해성 대형어류(다랑어, 황새치, 상어 등)에는 메틸 수은이 다량 검출되기 때문이다.

메틸수은은 해양 환경에 존재하는 무기형태의 수은이 혐기성세균에 의해 유기수은 형태로 변환된 것인데, 메틸수은은 태아의 신경계 발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진 유해 중금속이다. 보통은 음식을 통해 섭취된 메틸수은은 서서히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에 일상적인 식사를 통해 섭취된 메틸수은의 건강 위험은 낮은 편이지만, 메틸수은 함량이 높은 식품을 지속적으로 다량 섭취할 경우 인체 건강에 유해한 영향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세계적으로 심해성 대형어류의 섭취량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심해성 대형어류는 크기가 크고 수명이 길기 때문에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되는 메틸수은의 양이 크기가 작은 생선에 비해 현저하게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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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해성 대형 어류를 제외한 일반어류는 일반인의 경우 섭취량을 특별히 제한을 하고 있지는 않으나 임신 기간에는 일주일에 400 g 이하로 섭취하도록 권장된다. 각각의 어류에 대한 섭취량이 아니라 일주일간 섭취하는 일반 어류의 총량이 400 g을 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참치통조림’이 심해성 대형 어류의 섭취 기준 항목에 들어 있지 않고 일반 어류 항목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참치통조림은 주로 수면 위에서 활동하는, 고등어만한 크기의 가다랑어로 제조하므로 흔히 참치회로 즐기는 참다랑어와 달리 메틸수은이 적게 검출되기 때문에 고등어, 명태, 갈치 등 일반 어류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임신 기간 중 생선의 적정 섭취 권고량]

일반어류 다랑어류 및 심해성 어류 등
400g이하 섭취 100g이하 섭취
고등어, 명태, 광어, 꽁치, 조기, 갈치, 삼치, 전어, 참치통조림, 생선조림 참다랑어, 남방참다랑어, 날개다랑어, 눈다랑어, 돛새치, 청새치, 녹새치, 백새치, 황새치, 백다랑어, 점다랑어, 몽치다래, 물치다래, 참치회, 금눈돔, 칠성상어, 얼룩상어, 악상어, 청상아리, 곱상어, 귀상어, 은상어, 청새리상어, 흑기흉상어, 다금바리, 붉평치, 먹장어, 존베기 등
식약처, 임신 여성의 생선 안전섭취 요령, (2015)

  따라서 심해성 대형어류를 섭취하지 않고 ‘일반어류와 가다랑어 참치통조림’만을 섭취하는 경우 일주일에 400g 이하로 섭취하면 안전하다.

  최근 한 시민단체가 시중에 판매되는 참치캔의 실제 수은함량을 조사한 결과 임신부나 어린이 등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부가 참치통조림의 섭취 권고량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조사 결과의 해석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시민단체가 이 자료를 폐기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결과적으로는 무수한 논란만 야기하고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참치 그리고 참치통조림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수 년 전부터 식품 중 수은 오염도와 국민의 혈중 수은 농도를 모니터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고 생선 안전섭취 요령 등을 제안하고 있다.

  2011년 식약처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식품 섭취를 통한 수은 섭취량은 4.3μg/day로, 일생 동안 먹더라도 유해한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체중 1kg당 주간 섭취한계량 대비 13.6% 수준으로, 미국, 영국보다는 높은 수치지만 일본, 프랑스, 독일보다는 낮은 편이었다. 식품을 통한 수은 섭취량은 어류를 통한 섭취가 63.9%를 차지하였다.

  또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 국민 19,019명을 대상으로 혈중 수은 농도를 조사한 결과 1인당 혈중 수은농도는 평균 3.45μg/L로 일생 동안 먹더라도 유해한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체중 1kg당 주간 섭취한계량 대비 28% 수준으로 확인되었다. 게다가 2008년 평균 4.77㎍/L에서 2011년 평균 3.47㎍/L로 혈중 수은농도가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하면, 임신 기간 중 일주일 간 섭취한 양을 합산하였을 때 일반 어류의 경우 400 g 이하, 심해성 어류의 경우 일주일에 100 g 이하로 생선을 섭취할 경우 건강에 좋은 생선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일반 어류와 심해성 어류를 동시에 섭취한다면 일주일 동안의 생선 섭취량을 적절히 줄여서 섭취하면 될 것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모든 식품에는 다양한 영양성분과 유해성분이 공존한다. 건강에 좋지 않은 성분을 전혀 섭취하지 않을 수는 없다. 막연한 불안감으로 특정 식품의 섭취를 제한하기 보다는 안전한 섭취 방법을 이해하고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득이 될 것임을 잊지 말자.